따르릉 할머니, 어디 가세요?

  • 지은이: 김유경

빨간 자전거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우리 동네 따르릉 할머니 이야기

동그란 안경테에 발그레한 두 볼, 까만색 통바지에 파란색 꽃무늬 조끼, 보글보글 흰머리에 빨간 헬멧을 쓴 우리 동네 따르릉 할머니. 매일매일 자전거 타고 동네 여기저기를 다니며 소소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타나 도움을 주는 할머니가 있어 우리 동네는 오늘도 활기가 넘쳐요!

 

타인과의 유대가 가능한 속도는 시속 몇 킬로미터일까요?

나이를 막론하고 공통되게, 속도를 느낀다는 것은 나의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박진감을 경험한다는 의미일 거예요. 하지만 저마다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속도는 달라요. 아이가 행복감을 느끼는 속도와 엄마 아빠가 행복감을 느끼는 속도,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느끼는 속도가 다른 것처럼요. 이런 면에서 자전거는 언제 어디서나 일상 속에서 자기가 원하는 속도를 경험하게 해주고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이동 수단이자 운동 기구예요. 자전거는 걷기와 큰 차이가 없는 시속 4km부터, 자동차와 맞먹는 시속 60km까지 달릴 수 있어요. 『따르릉 할머니, 어디 가세요?』 속 ‘따르릉 할머니’가 원하는 속도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내 마음의 속도만 잘 맞춰준다면 그것으로 만족하지요. 따르릉 할머니가 타고 가는 자전거는 혼자만 있는 외로운 길로 가지 않아요. 타인과의 유대를 가능하게 해주는 길로, 속도도 그에 맞추어,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부지런히 간답니다.

이웃을 향한 할머니의 따스한 마음이 자전거를 타고

우리 마음속 작은 동네를 지나요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빨간 헬멧에 빨간 자전거를 타고 따르릉 할머니는 집을 나섭니다. 자전거 가게에 들러 바퀴에 바람도 가득 넣어요. 가득 넣은 바람만큼 따르릉 할머니도 오늘 하루 심기일전, 바쁘게 다니기로 결심해요. 아이코, 옆집 수호가 헐레벌떡 지각을 걱정하며 마구 뛰어가네요. 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요. 따르릉 할머니 뒤에 타면 되니까요. 병들어 누워 있는 길고양이도 따뜻하게 보듬어 따르릉 할머니는 자전거로 동물 병원에 데려다줘요. 이후에도 계속 소소한 일상 속 작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따르릉 할머니는 자전거를 타고 출동해요.

아침에 따르릉 할머니의 도움으로 학교에 무사히 갔던 수호가 하굣길에 따르릉 할머니를 만나요. 이번엔 도움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따르릉 할머니와 함께 있고 싶어 자전거 뒤에 올라 타요. 그런 수호에게 멋진 선물을 해주고 싶은 따르릉 할머니는 어디론가 말없이 자전거를 몰아요. 조용한 돌담길을 지나고 좁은 터널을 지나 도착한 곳은 어디일까요?

수호는 자신에게 멋진 선물을 준 할머니에게 이렇게 말해요. “할머니, 다음에 또 같이 와요.” 그 말을 들은 따르릉 할머니는 말없이 웃어요. 따르릉 할머니는 알고 있어요. 따르릉 할머니의 허리춤을 붙잡고 자전거를 같이 탔던 옆집 수호도 어른이 되어 따르릉 할머니처럼 착하게, 부지런하게 남을 도우며 살아갈 것이라는 걸요.

학교에 늦은 옆집 수호의 걱정도, 길가에 누워 떨고 있는 고양이의 아픔도, 배달이 밀린 채소 가게 아주머니의 고민도 따르릉! 따르릉! 모두 비켜나세요! 빨간 자전거를 타고 따르릉 할머니가 출동합니다.

지은이 김유경

서울 응봉동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따르릉 할머니처럼

착하고 부지런하게,

계속 나아가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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