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다른 점은

  • 지은이: 남세오 지음

여성 청소년을 위한 SF 시리즈 내일의 숲첫 번째 이야기

인간과 안드로이드, 너와 나는 어떻게 같고 다를까?

“SF를 사랑하는, 소녀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가슴 뛰는 독자들에게 선물 같은 시리즈 ‘내일의 숲’이 첫 문을 열었다. 시리즈의 시작에 가장 적합할 이야기와 함께.”(소설가 구한나리)

 

소녀, 내일이 되다! 여성 청소년이 주인공인 SF 시리즈, ‘내일의 숲’ 첫 권으로 남세오의 『너와 내가 다른 점은』이 출간되었다. 장르와 형태를 넘나들며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들에게 사랑을 전파해 온 작가 남세오가 이번에는 인격체 소녀와 비인격체 소녀 간의 우정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소녀는 서로에게서 다른 점을 찾으려 하지만 결국 같은 점만 잔뜩 찾아 서로를 좋아해 버리고 만다. 인간과 안드로이드는 뭐가 같고 다를까? 열여덟 살 여자아이들에게 이 질문을 맡김으로써 작가는 우리가 비인격체를 대하는 태도와 인격에 대한 성찰, 그리고 무엇보다, 또다시 사랑을 이야기한다. “아직 안드로이드가 낯선 독자라면, 남세오의 균형감과 섬세함을 믿어 보면 좋겠다.”(SF 평론가 심완선)

사실은 네가 안드로이드라면,

그 사실을 알고 싶어, 아니면 영원히 모르고 싶어?

나리는 인공 지능 개발자인 엄마의 통화를 엿듣다가 전학생 ‘이로엔’의 이름과 ‘안드로이드’라는 단어를 함께 듣는다. 그리고 퍼즐 조각을 맞춰 나름의 결론을 낸다. ‘이로엔은 엄마가 만든 안드로이드다.’ 신기함도 잠시, 이내 서운한 마음이 든다. 딸한테는 신경 못 써 주면서 안드로이드는 저렇게 완벽히 만들다니.

나리는 로엔이 안드로이드라는 사실을 밝혀 로엔을 실험실로 돌려보내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로엔에게 달라붙어 같이 밥을 먹고, 운동장을 돌며 산책하고, 좋아한다는 초코우유까지 사 주며 구슬려 봐도 로엔은 자신은 안드로이드가 아니라며 딱 잡아뗀다.

‘설마, 자기가 안드로이드라는 걸 모를 수도 있는 걸까.’ 안드로이드는 가지고 있는 기억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자아 정합성’이 깨져 수명을 다한다. 나리는 고민하기 시작한다. 만약 로엔이 정말 자신이 안드로이드라는 사실을 모르는 거라면, 로엔에게 알리는 게 맞을까? 아니면 진실을 모른 채 살아가도록 놔둬야 할까?

내가 아는 사실이 진실이 아니었을 때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런데 그 진실이 내 존재 자체를 뒤엎을 만큼 커다란 것이라면? 마주하기 불편한 진실은 외면하는 게 나을까, 그래도 받아들이고 부딪쳐 보는 게 좋을까. 소설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은 인공 지능의 ‘자아 정합성’이 깨지는 순간의 커다란 충격과 고민을 함께 느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남이 정한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건 안드로이드라며?

그럼 너도 안드로이드야?

나리는 로엔이 안드로이드라는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열심히 로엔을 관찰한다. 로엔은 초코우유를 제일 좋아하는데, 그건 개발자들이 초코우유에 대한 로엔의 선호도를 10점 만점으로 입력해 두었기 때문이다. 로엔이 매일 공부만 하는 이유도 다른 애들이랑은 다르다. 개발자들이 설정한, 안드로이드라는 걸 들키지 않는 목표를 달성하려고 그러는 거다.

그런데 나리는 점점 혼란스럽다. 따지고 보면 나리가 바나나우유를 좋아하는 데도 딱히 이유가 없다. 계기가 뭐였는지,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목표는 또 어떻고? 어른들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는 것도 내가 원해서 정한 내 목표가 아닌 것 같다. 이런 의심까지 든다. ‘나 역시 엄마가 만든 안드로이드가 아닐까?’

인간이 뭔가를 좋아하고, 목표로 삼는 건 온전히 자신의 의지일까? 우리는 당연히 그렇게 여기고 살아가지만, 실상은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이 그런 느낌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러면 정말로 인간은 안드로이드와 뭐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책은 청소년들이 꼭 한 번쯤은 고민해 봐야 할 ‘자유의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다른 점보다는 같은 점을 보려고 할 때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아진다

충격적인 진실은 부딪치는 것보다 외면하는 게 나을까? 우리에게는 정말로 자유의지가 있을까? 많은 화두를 던지는 글이지만, 나리의 태도는 모든 고민의 답을 사랑으로 결론짓는다. 나리는 로엔에게서 자신과 같은 점만 잔뜩 찾아내 결국 좋아해 버리고 만다. 나리의 마음 앞에서는 로엔의 정체도, 우리가 어떤 존재냐도 무색해진다.

그런데 나리처럼 “인간은 무생물에서도 인간과 닮은 모습을 찾아내고 감정을 쏟아붓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인간끼리도 서로 다른 점을 끄집어내 그걸 빌미로 삼아 차별하기도”(작가의 말) 한다. 차별과 미움으로 상처 입는 사람들이 많은 시기에, 어쩌면 청소년들이 가장 마음에 새겨야 이름은 무엇보다 사랑이 아닐까. “인간과 비슷한 로봇이 만들어지는 건 좋은 일이다. 세상에 사랑할 대상이 더 많아지는 거니까.”(작가의 말) 나리와 로엔이 그랬듯 다른 점보다는 같은 점을 찾아 서로를 사랑한다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질 것이다.

내일의 숲시리즈 소개

‘내일의 숲’은 여성 청소년이 주인공인 SF 시리즈다. ‘바위를 뚫는 물방울’ 시리즈를 통해 꿈을 이룬 여성들로부터 희망의 목소리를 빌려 어린이에게 전해 온 씨드북이, 이제는 SF라는 장르를 빌려 청소년과 함께 미래를 도모하고자 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활약하는 소설 속 소녀들처럼, 독자 여러분도 내일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열여덟 살 나리는 오늘도 일로 바쁜 엄마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정신없다. 안드로이드 개발 프로젝트에 인공 지능 개발자인 엄마 역할이 중요하다니 어쩔 수 없지만 가끔은 자신보다 일이 먼저인 엄마에게 섭섭하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리는 엄마의 통화를 엿듣다가 전학생 ‘이로엔’이 엄마가 만든 안드로이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신기함도 잠시, 자신보다 훨씬 단정하고 완벽한 모습의 로엔을 보고 마음이 복잡해진다. 결국 나리는 로엔이 안드로이드라는 사실을 밝혀 로엔을 실험실로 돌려보내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로엔에게 딱 달라붙어 같이 밥을 먹고, 운동장을 돌며 산책하고, 좋아한다는 초코우유까지 사 주며 대화하고 관찰해도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갈수록 로엔이 좋아지기만 하는데…….

지은이 남세오

평범한 연구원으로 살아가던 어느 날 문득 글을 쓰게 되었다. 작가가 묵묵히 다듬어 완성한 결과물을 독자에 따라 저마다의 방식으로 읽어 낼 수 있는 소설이라는 매체에 편안함과 매력을 느낀다. SF 단편집 『중력의 노래를 들어라』와 청소년 SF 경장편 『너와 함께한 시간』을 출간했으며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 『책에서 나오다』 등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온라인 플랫폼 브릿G와 환상문학웹진 거울에서 ‘노말시티’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SF를 사랑하는, 소녀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가슴 뛰는 독자들에게 선물 같은 시리즈 ‘내일의 숲’이 첫 문을 열었다. 시리즈의 시작에 가장 적합할 이야기와 함께. 장르 안에서 깊이 사유하는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온 남세오는 서툴지만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성장하고 변화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로엔과 나리, 나리와 엄마가 만드는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다른 것과 같은 것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서로 달라 이해할 수 없다거나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지는 책이다. 청소년들도, 청소년이었던 어른들도 생각에 잠기게 하는 이 소설을 시작으로 내일을 바라보는 청소년 SF 독자들을 위한 글들이 시리즈 이름처럼 풍성한 숲을 이루길 고대한다. -구한나리(소설가)

 

인간 청소년과 안드로이드는 많은 면에서 비슷하다. 남이 설정해 준 목표를 막연히 따른다든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든가, 누가 강제로 목표를 입력하면 자아가 손상된다든가. 『너와 내가 다른 점은』의 두 주인공 나리와 로엔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이런 알쏭달쏭한 문제는 둘이 부딪히는 과정에서 구체화된다. 나리는 아무래도 로엔이 수상쩍고 로엔은 나름대로 나리가 신기하다. 둘은 서로에게서 확연한 차이점을, 그리고 공통점을 발견한다. 둘 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면 즐겁고, 소소한 기억을 소중히 여긴다. 소설은 청소년의 시선을 통해 비인간 인격체를 사랑스러운 인물로 빚는다. 그러면서 관련된 여러 문제를 진지하게 탐색하고 차근차근 답을 낸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이야기는 온화한 빛을 뿌린다. 우리의 같고 다름을 부드러운 색으로 드러내는 빛이다. 아직 안드로이드가 낯선 독자라면, 남세오의 균형감과 섬세함을 믿어 보면 좋겠다. -심완선(SF 평론가)

뜻밖의 전학생

넌 진짜 누구니

넌 안드로이드야

난 안드로이드가 아니야

선 넘지 말라고 했잖아

너와 내가 다른 점은

나를 기억해 줄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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