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을 열어도 괜찮아!”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용기가 없는 이들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그림책
집이 좋은 남자와 집 밖이 좋은 여자의 운명적인 만남
‘집이 좋은 남자’는 서커스 광대예요. 코끼리에게 밟힐 뻔한 사고를 당한 뒤로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집 밖이 좋은 여자’가 집이 좋은 남자네 지붕을 뚫고 소파 위로 툭 떨어졌어요. 참 황당한 첫 만남이었지요!
『똑똑, 우리는 매일 문을 엽니다』는 자신을 집 안에 가둔 채 세상과 단절되어 살던 한 남자가 활기차고 씩씩한 여행가인 한 여자를 만나며 사랑에 빠지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펼쳐집니다. 두근두근 사랑의 설렘과 쉽지만은 않은 상처의 극복, 평범한 일상이 주는 따스함이 공감과 위로를 선물합니다.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그 이름, 사랑!
트라우마는 한 사람의 삶을 온통 뒤흔들 정도로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칩니다. 『똑똑, 우리는 매일 문을 엽니다』의 주인공 ‘집이 좋은 남자’는 코끼리에게 밟힐 뻔한 충격으로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습니다. 집 안에서만 안정을 느끼며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한 것이지요.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은 채 민간요법으로 해결하려 하고, 핼러윈에 아이들이 찾아와도 문을 열어 주지 않습니다. 그는 두려움을 길들이려고 온종일 코끼리를 그립니다. 큰 코끼리, 작은 코끼리, 위험한 코끼리, 착한 코끼리…. 그저 종이 코끼리일 뿐이지만요.
그런 남자의 집에 어느 날 ‘집 밖이 좋은 여자’가 낙하산을 타고 불시착합니다. 집에 사람이,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왔다는 사실에 남자는 몹시 당황합니다. 집 밖이 좋은 여자는 장거리 여행 중으로, 씩씩하고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함께 요리해 먹자며 식료품점에 가 재료를 사 오고, 넉살 좋게 하룻밤 신세를 집니다. 그러고는 자신이 여행하는 나라를 볼 수 있게 엽서를 보내겠다는 말을 남기고 훌쩍 떠나지요. 남자는 세계 곳곳에서 오는 엽서를 통해 그녀와 소통합니다. 그러다 우체국에 직접 가 엽서를 받아 와야 하는 엄청난 시련이 닥치고 맙니다. 과연 남자는 집 밖으로 나가는 데 성공할까요?
문을 열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세상
『똑똑, 우리는 매일 문을 엽니다』는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의 불안 증세와 심리 변화를 아주 정교하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어둡지는 않습니다. 밝고 따뜻한 그림과 유머가 어우러져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어떻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아픔을 극복하는지 글과 그림을 통해 세밀하게 전달합니다.
집이 좋은 남자는 문을 열기로 마음먹습니다. 멀리 코끼리는 보이지 않았어요. 두려움을 딛고 매일 한 단계씩 발전하는 남자의 도전은 절로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합니다.
이제 남자의 삶은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집이 좋은 남자는 용기 있게 문을 열었고 뺨에 닿는 공기, 발밑에서 느껴지는 돌멩이, 나무와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과 다른 사람들의 미소가 좋아졌지요. 집 문을 활짝 열면서 그의 가치관은 달라집니다. 집 밖이 좋은 남자의 기분 좋은 변화를 독자들도 함께 경험해 보길 바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쿵! 지붕 조각이 부서져 거실 양탄자에 떨어졌어요.
곧이어 웬 여자가 낙하산과 함께 소파에 툭 떨어졌어요.
집이 좋은 남자는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이런, 미안해요. 제가 댁의 지붕에 구멍을 냈네요.
제 소개를 할게요. 제 이름은 ‘집 밖이 좋은 여자’이고 호놀룰루에서 왔어요.” -p.16
이튿날 아침 일찍, 집 밖이 좋은 여자는 크루아상과 초콜릿 빵을 사 왔어요.
그리고 여행이 자신을 부른다고 말했어요.
“당신에게 엽서를 보낼게요. 제가 여행하는 나라를 볼 수 있게요. 어때요?”
집이 좋은 남자는 말이 나오지 않아 고개를 끄덕였어요.
집 밖이 좋은 여자는 그렇게 떠났어요. -p.19
매일 우편배달부가 엽서를 가져왔어요.
집 밖이 좋은 여자는 약속을 지켰어요. 세계 곳곳에서 엽서가 왔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 현관문 밑에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어요.
“담당 우편배달부가 몸이 아파 귀하의 우편물은
우체국에 와서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집이 좋은 남자는 덜덜덜 떨렸어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고 등에서 땀이 흘렀어요.
집 밖으로 나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p.20
집이 좋은 남자는 다 말하고 싶었어요! 다요! 모든 게 달라졌거든요.
집이 좋은 남자는 문을 열었고, 뺨에 닿는 공기, 발밑에서 느껴지는 돌멩이,
나무와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과 다른 사람들의 미소가 좋아졌지요….
집이 좋은 남자는 집 밖이 좋은 여자를 안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방으로 들어가 가방을 열었어요.
“당신을 위한 깜짝 선물이 있어요!” -p.27
글쓴이 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1964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기자로 활동했고, 노래 가사를 쓰며, 보드 게임들을 개발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어린 독자들을 꿈꾸게 하고, 자라게 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03년 첫 번째 작품 『더 이상 침을 뱉고 싶지 않은 소녀』를 발표한 뒤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동화와 소설을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그중 몇몇 작품은 15개국에 번역되었고, 아동문학상도 여러 차례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아빠를 부탁해』 『낱말 공장 나라』 『내 작은 심장』 『벽 속에 사는 아이』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마갈리 뒬랭
1985년 프랑스 낭트에서 태어났습니다. 벨기에 브뤼셀 라 캉브르 국립 시각 예술 학교에서 판화를, 생 뤽 투르네 고등 예술 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파리의 여러 미술관에서 인포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2010년부터 어린이 책과 정기 간행물에 삽화를 그리기 시작해 전시도 열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2015년 『나무에 사는 여우』로 생텍쥐페리 상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프랑스 릴에 살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인류와 함께 똑똑해진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옮긴이 이정주
서울여자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방송과 출판 분야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프랑스 책들을 직접 찾아 소개하기도 합니다. 옮긴 책으로 『고슴도치 그녀들』 『내가 개였을 때』 『3일 더 사는 선물』 『진짜 투명인간』 『내 작은 삶에 대한 커다란 소설』 『모자 도시』 『귀 없는 코끼리 알퐁소』 『행복한 왕자』 『선물』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