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랩 속에서 펼쳐지는 아이의 세상
서로 다른 시선을 포용하며
세상을 눈높이가 아닌 마음으로 바라보는 그림책
『끼꼬 할아버지의 비밀』로 좋은 관계를 위한 바람직한 거리 두기를 알려 준 김주경 작가의 신작입니다. 눈높이가 달라 서로가 바라보는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과 아이의 시선이 반복되는 11개의 플랩을 통해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긴 설명 없이도 상황을 직접 마주 보는 듯 생생함이 느껴지는 이 책은, 동네에서 공원까지의 풍경을 온화한 수채화로 담아 시선이 닿는 모든 곳에서 일상의 정겨움과 온기가 전해집니다. 『엄마도 보여요?』는 어린이의 엉뚱하고도 다채로운 상상이 엄마에게 진심으로 와닿는 순간, 서로가 더 특별해지는 아름다운 관계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모든 걸 다르게 보는 엄마와 나,
우리가 함께 볼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11개의 플랩을 통해 알아보는 엄마와 나의 시선
『엄마도 보여요?』는 책 속 플랩을 통해 아이와 엄마의 시선을 교차하여 보여 줍니다. 엄마와 함께 좋아하는 공원까지 가는 길은 아이에게 험난하기만 합니다. 열 개만 내려오면 된다는 계단은 절벽같이 높게 느껴지기만 하고, 동네에서 만난 강아지는 금방이라도 이빨을 드러내 으르렁거릴 것만 같지요. 모든 순간이 아이에겐 낯설고 불안합니다. 아이의 엄마는 참 부드럽지만 ‘작은 웅덩이야.’, ‘빨리 와.’ 같은 말들로 아이에게 행동을 강요합니다. 아이는 그런 엄마를 쫓아가기 바쁘지요. 그렇게 횡단보도 앞으로 몰려오는 거인 같은 사람들을 뚫고, 아이는 그토록 바라던 공원에 도착합니다. 공원에 있는 모든 것이 아이의 친구가 됩니다. 여치와 지렁이, 비둘기, 하물며 바닥의 돌멩이까지 아이의 즐거움이지요. 아까와는 달리, 공원은 즐거운 상상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달라요. 뛰어가는 아이가 넘어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아이가 들어 보인 곤충들은 징그럽기만 합니다. 이렇듯 공원에서는 서로의 태도가 전환되어 아이는 즐겁지만, 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은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합니다. 엄마와 아이는 왜 이렇게 다를까요? 아이가 너무 어리고, 엄마가 아이보다 성숙해서일까요? 그러나 엄마의 눈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뜨이게 됩니다. 겁먹은 엄마를 위해 기꺼이 공룡으로 변신하여 곁을 지키는 아이의 모습은, 어린이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합니다. 플랩을 통해 펼쳐지는 아이의 동심은 무한한 상상과 경험을 일으키는 마법이 되고, 사랑을 지킬 용기를 줍니다. 어린이가 바라보는 세상을 가끔은 모른 척하며 지켜봐 주세요. 무엇이 보이는지 자주 물어보면서요. 수수께끼 같은 세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어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겐 큰 용기가 될 거예요.
열린 마음을 키우는 건
어린이에게 상상을 누릴 경험을 주는 것
『엄마도 보여요?』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의 곁에는 늘 엄마가 있지만, 서로가 바라보는 세상은 다릅니다. 꿀벌 떼가 모이고, 웅덩이에서 악어가 나올 것 같다는 아이에게 엄마는 재촉하며 앞서 나가기 바쁩니다. 이 모습은 언젠가 우리가 아이에게 보였던 행동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른과 아이의 걱정은 너무 달라서 서로를 헤아릴 순간들을 놓치곤 합니다. 이해는 서로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태도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행동이 능숙한 어른과 달리 어린이는 낮은 시선으로 새로운 발견들이 튀어 오르는 세상을 봅니다. 어쩔 땐 느리다가 갑자기 쏜살같이 달려가는 어린이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는 적절히 주의를 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어린이가 떠올린 상상을 함께 나누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어린이에게 상상은 두려움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세상이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동력이 됩니다. 눈높이를 맞춘다는 건 열린 마음을 키우는 일이며, 이 온기는 어린이가 밝은 눈을 가진 어른으로 자랄 수 있게 합니다. 가끔은 어린이의 상상 속에 함께 빠져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는 엄마와 함께 공원에 가는 걸 좋아해요. 하지만 공원까지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아요. 강아지도 무섭고, 작은 웅덩이 속에서는 악어가 나올 것만 같아요. 아이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엄마는 빨리 오라고만 재촉하지요.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공원에 도착한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방을 누비며 친구들을 찾아요. 아이 눈에는 공원에 있는 모든 것이 친구처럼 보여요. 이를 보는 엄마는 말리고 걱정하기 바쁘지요. 엄마와 아이가 보는 것들은 왜 이렇게 다를까요?
지은이 김주경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끼꼬 할아버지의 비밀』 『콧속이 간질간질』 『다시 그려도 괜찮아』 『엎드려 관찰하고 자세히 그렸어요』가 있고, 그림만 그린 책으로 『엄마 소방관, 아빠 간호사』 『폭탄머리 아저씨와 이상한 약국』 『날아라, 삑삑아!』 『첩자가 된 아이』 등이 있어요. 이야기를 통해 공상에 빠지고, 그 세계를 그림으로 그려 내는 걸 가장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