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돌봐 드립니다

  • 원제: DEUX FLEURS EN HIVER
  • 지은이: 델핀 페생
  • 옮긴이: 권지현

상냥하고 기억 잘하는 고등학생 인턴 요양사,

고집불통 비올레트 할머니를 만나다

오래된 수녀원 건물에 자리 잡은 벨레르 요양원, 고등학생 인턴 요양사 카퓌신에게 이곳은 진로를 결정할 마지막 기회의 장소이다. 카퓌신은 요양사로 첫발을 내디디며 외롭고 우울해 보이는 할머니 비올레트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아 간다. 반전과 평온한 일상이 반복되는 파란만장한 요양원에서 카퓌신은 무사히 인턴 기간을 마칠 수 있을까?

기분에 따라 매일 머리가 바뀌는 인턴 요양사 카퓌신 이야기

“장메르모즈 고등학교에서 인턴으로 온 카퓌신인데요.” 벨레르 요양원에서 인턴 요양사로 일하게 된 카퓌신, 돌보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로 마음먹었지만 이번에 인턴으로 일하며 정말 올바른 진로 선택을 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파란색 가발을 쓰고 첫 출근을 한 카퓌신은 매일 다른 머리 색과 모양을 하고 노인들을 돌본다. 교통사고로 생긴 상처를 숨기기 위해 쓰기 시작했던 가발을 이제는 기분에 따라 바꾸게 되었다. 그 사고로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카퓌신은 이후 완전 다른 사람이 되었다. 사고의 이면에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 있었을 걸로 추측하고 아빠가 숨기는 진실을 캐내고 싶어 한다. 카퓌신은 요양원에서 노인들을 돌보며 쓸모 있는 인간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끼지만, 일손은 부족하고 업무량은 점점 늘어나는 요양원 일에 매일 녹초가 된다. 이 와중에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요양원에 들어온 비올레트 할머니가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왠지 마음이 쓰인다. 그리고 비올레트 할머니가 털어놓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날 이후 카퓌신과 할머니는 환자와 요양사의 관계를 넘어 친구가 된다.

더 이상 엄마도 아내도 아닌 요양원 할머니 비올레트 이야기

“이제 집에서 혼자 못 지내세요.” 집 안에서 낙상 사고를 당하고 나서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요양원에 들어온 비올레트. 이제 더 이상 돌아갈 집도, 키우던 고양이도 없어져 살아갈 희망을 잃는다. 요양원 병실에서 무력감에 빠져 지내며 주변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봐 달라고 부탁하지만 기다리는 소식은 도통 들리지 않는다. 병실에서 고립된 채 점점 괴팍해져 가는 비올레트에게 따뜻한 관심을 주는 인턴 요양사 카퓌신이 고양이 이야기를 듣고는 선뜻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준다. 보답으로 비올레트는 더 이상 끼니를 거르지 않고 다른 노인들과 어울리면서 요양원에서의 일상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 일을 계기로 카퓌신과 더욱 가까워진 비올레트는 자연스럽게 추억 속에 묻어 두었던 비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고민을 들어 주기도 한다.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기를 원하는 카퓌신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하면서 비올레트는 자신도 오랫동안 진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비겁한 침묵을 지키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전할 때가 되었다고 마음먹는다.

어디에나 있지만, 잊고 지냈던 우리 주변의 모습

『오늘부터 돌봐 드립니다』는 진로 문제로 미래가 막막한 고등학생 카퓌신과 죽음을 준비하며 남은 미래를 채우려는 할머니 비올레트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사람 이야기 속에는 보행기에 몸을 맡기지 않고는 혼자 걸을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린 노인들의 외롭고 우울한 감정과 이들에게 노출된 안전 문제, 그리고 아무리 호소해도 나아지지 않는 요양사의 부당한 처우와 열악한 근무 환경 등 돌보는 직업에서 생기는 고질적인 노동 문제를 보여 준다. 우리 주변에 있지만 외면받기 쉬웠던 이러한 사회 문제를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내비치면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카퓌신과 비올레트, 두 주인공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두 사람의 이름이 겨울 꽃 이름이라는 것. 한련화라는 뜻의 카퓌신과 제비꽃 비올레트는 이 작은 접점을 씨앗 삼아 우정을 꽃피우기 시작한다. 일본의 전통 시 하이쿠를 좋아하는 비올레트는 하이쿠의 의미처럼 덧없는 세월 속에서 순간을 즐기기로 마음먹는다. 카퓌신은 사고의 트라우마에서 움츠렸던 자신을 깨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차츰 변화하는 두 사람 덕분에 요양원에도 새로운 일들이 일어난다. 마치 주위를 환하게 바꾸어 놓는 겨울 꽃처럼 말이다.

 

  1. 파란 머리 • 008
  2. 거짓말 • 012
  3. 웃음 부메랑 • 017
  4. 꽃 이름 • 021
  5. 거리 두기 • 026
  6. 검은 고양이 • 031
  7. 껌딱지를 찾아서 • 038
  8. 불법 체류자 • 044
  9. 항복 • 049
  10. 다시 원점으로 • 054
  11. 둥근 식탁 • 059
  12. 우울 모드 • 063
  13. 사고 • 070
  14. 가장행렬 • 077
  15. 68운동 • 081
  16. 혁명 • 088
  17. 독약 • 092
  18. 흰머리 노인들의 행렬 • 097
  19. 충격파 • 102
  20. 교전 상태 • 108
  21. 약간의 짜증과 엄청난 분노 • 113
  22. 비밀 털어놓기 • 119
  23.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 124
  24. 상자 • 129
  25. 깜짝 선물 • 135
  26. 완벽한 순간 • 141
  27. 뚜껑을 열다 • 149
  28. 눈물 • 153
  29. 명령 • 158
  30. 빨간 선 • 162
  31. 가발 • 168
  32. 정리 • 174
  33. 마지막 • 180
  34. 흠 • 183
  35. 원정대 • 190
  36. 마스코트 • 194
  37. 화해 • 199

에필로그 • 203

지은이 델핀 페생

프랑스어 교사이자 작가입니다. 두 직업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지만 행복하게 글을 쓰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로 ‘함께 살아가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제를 다룹니다. 2018년에 어린이 책 저자 및 일러스트레이터 협회가 주관한 에메르장스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옮긴이 권지현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번역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서울과 파리에서 번역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에 다녔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번역을 하면서 번역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오늘의 식탁에 초대합니다』 『나는 …의 딸입니다』 『거짓말』 『아나톨의 작은 냄비』 등이 있습니다.

■ 수상 내역

2021 프랑스-독일 청소년 문학상

2021 크로노스 문학상 – 중학교 2학년/3학년 부문

 

■ 해외 서평

항상 즐겁지만은 않은 요양원에서 반전과 평범한 일상이 번갈아 가면서 펼쳐진다. 독자는 따뜻하면서도 친근한 이 이야기에 푹 빠져든다.

_프랑스국립도서관 발행 정기 간행물 <어린이 책 잡지>

 

우리가 잊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는 휴머니티 가득한 소설.

_<르몽드>의 청소년판 <르몽드 데 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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