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주디스 커가 남긴 마지막 동화!
“이 모든 건 학교 토끼가 집에 오면서 시작됐어….”
‘눈송이’는 학교 토끼예요. 토미는 말썽꾸러기 눈송이를 좋아하지 않아요. 예전에 토미한테 오줌을 싼 적이 있거든요. 사실, 토미는 눈송이를 저주받은 토끼라고 생각해요. 그런 눈송이가 토미네 집에 와 며칠 지내면서 자꾸만 안 좋은 일이 벌어져요. 토미는 자기 생각이 옳았다고 확신하지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이야기 말미에는 눈송이가 불러온 깜짝 행운이 토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책은 특유의 풍부한 상상력과 유머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그림책 작가 ‘주디스 커’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선물 같은 동화입니다. 소란을 몰고 다니는 토끼와 그런 토끼를 대하는 아이들의 천진한 이야기, 여기에 부드럽고 섬세한 그림이 어우러져 이제 막 긴 글 읽기의 재미를 맛보기 시작한 저학년부터 가족 모두가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험과 웃음으로 가득한 주디스 커의 명작
시간이 흐르고 문화가 달라도 어린이들은 주디스 커의 글과 그림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고양이 모그 시리즈』를 읽고 자란 독자들은 2019년 95세의 나이로 작가가 세상을 떠나자 슬픔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 줄 새로운 작품이 출간되었습니다. 『학교 토끼의 저주』는 주디스 커가 인생의 끝자락을 보내면서 쓰고 그린 마지막 동화입니다. 노장이 남긴 이 작품은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과연 우리 시대의 ‘새로운 클래식’이라고 일컬을 만합니다. 채색 없이 흑백으로 표현된 부드러운 삽화는 동시대 작품을 읽는 독자들에게 마치 오랜 고전을 발견한 듯한 기쁨을 줍니다.
이야기는 학교에서 키우는 토끼 ‘눈송이’가 잠시 토미네 집에 머물게 되면서 시작합니다. 토미는 눈송이가 자기에게 오줌을 갈긴 기억 때문에 좋아하지 않습니다. 암만 생각해도 눈송이가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하거든요. 눈송이가 온 이후 가족들에게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납니다. 눈송이가 아빠의 예비 동료에게 오줌을 싸면서 아빠의 영화 출연 기회가 날아가고, 동생 앤지는 추운 바깥에서 눈송이와 놀다 심하게 병이 납니다. 게다가 토미는 탈출한 눈송이를 찾으러 공원에 갔다가 무시무시한 개들과 할머니를 만납니다. 엎친 데 덮치는 사건들로 새 자전거를 갖고 싶다는 토미의 희망이 점점 저 멀리 사라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눈송이 덕분에 토미와 가족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새로운 기회를 얻습니다. 잃어버렸던 눈송이를 되찾아오는 토미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가 제작되고, 토미는 꿈에 그리던 새 자전거를 선물로 받거든요.
생명에 대한 애정과 동심을 향한 따뜻한 시선
『학교 토끼의 저주』는 작가가 37년의 공백을 깨고 선보였던 『행복해라, 물개』와 같이 동물 친구로 인해 벌어지는 소동을 유쾌하게 담아냈습니다. 온갖 사건을 몰고 다니는 토끼와 솔직하고도 엉뚱한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생명에 대한 애정, 동심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배우인 아빠에게 일이 안 들어오자, 새 자전거가 필요한 토미는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꼭 자전거 때문만은 아닙니다. 집에 날아온 청구서들, 가라앉은 명절 분위기를 생각하면 마음이 절로 무거워지는 것입니다. 토미는 자신과 달리 토끼를 사랑하는 동생과 늘 으르렁대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동생을 걱정하는 다정한 오빠이자, 돌보게 된 토끼를 미워하면서도 책임지려 하는 든든한 보호자입니다. 가족과 토끼를 염려하고 지키고자 노력하는 토미의 모습에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눈송이는 정말 저주받은 토끼였을까요? 눈송이의 행동들에 불행을 불러올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무례한 사람에게 오줌을 휘갈기는 통쾌한 모습, 인형 옷을 입고 소꿉놀이하는 능청스러운 모습이 반쯤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토미에게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은 이 문제를 독자들도 함께 상상해 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눈송이’는 학교 토끼예요.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지요. 그런데 눈송이가 토미네 집에 와 잠시 지내면서 안 좋은 일이 생기기 시작해요. 아빠의 예비 동료에게 오줌을 갈겨 아빠를 실업자로 만들고, 동생 앤지가 시름시름 앓아요. 탈출한 눈송이를 잡으러 간 곳엔 무서운 할머니와 개들이! 눈송이는 어쩌면 저주받은 토끼일지 몰라요.
지은이 주디스 커
영국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입니다.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1933년에 가족과 함께 나치 정권 치하의 독일로부터 망명해 영국에 정착했습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으며 BBC 방송국에서 방송 작가로 일했습니다. 결혼 후 자녀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를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팔리면서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고전이 되었습니다. 이후 『행복해라, 물개』 『고양이 모그 시리즈』 등 수많은 책을 쓰고 그렸습니다. 아동문학과 나치 학살의 실상을 알리는 교육에 공헌한 바를 높이 인정받아 2012년에 대영제국 4등 훈장을 받았습니다. 『학교 토끼의 저주』 출간을 앞두고 2019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옮긴이 이계순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인문 사회부터 과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어린이·청소년 책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번역한 책으로 『1분 1시간 1일 나와 승리 사이』 『나는 용감한 리더입니다』 『나비를 그리는 소녀』 『유령』 『아낌없이 주는 도서관』 『조작된 세계』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