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좋은 날, 너른 바다를 품은 아이들과 떠나는 미지의 세계
푸른 바다가 반짝이는 날, 표정도 생각도 제각각인 아이들이 미지의 세계로 떠날 거예요. 파도처럼 넘실대는 호기심을 끌어안고 작은 배에 오른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였어요. 자, 궁금하지 않나요? 이 배가 어디로 향하는지, 그리고 바닷속에서 어떤 존재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말이에요. 과연 바다에서 아이들은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을까요?
두려운 위기를 예측할 수 없는 모험으로 만드는 놀라운 힘,
우리 모두에게 있어요
위기와 모험의 공통점은? 바로 언제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된다는 거죠.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위기가 모험이 되고 모험이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배를 타고 떠나는 아이들에게 갑자기 마주한 파도는 반가운 존재일까요? 혹시 아이들이 내심 두려워 떨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리고 이 배는 과연 어디로 향하는 걸까요? 바다에서 휘몰아치는 파도를 만난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답니다. 이 거침없는 아이들의 에너지를 누가 말릴 수 있을까요? 바닷속 아이들은 이 모험을 함께할 든든한 친구를 만나 더욱 신나게 한바탕 놀이를 즐겨요. 여정을 마친 아이들은 다시 새로운 모험을 떠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바다에서 한 뼘 더 성장한 좋은 날을 보냈으니까요.
다양한 재료와 방법으로 나만의 좋은 날 만들기
박정하 작가는 일상의 재료를 그리고 오리고 붙여 집채만 한 파도와 너른 잔디밭, 알록달록한 아이들의 옷을 만들었어요.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여 거대한 고래도 만들고요. 콜라주와 드로잉의 조화가 돋보이는 그림책 『좋은 날』은 글 없이 그림만을 오롯이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였어요. 배를 타고 등장하는 색 없는 아이들의 모습은 아직 바다와 하나가 되지 못한 상태를 보여 주었고요. 평면 드로잉으로 아이들이 바닷속에 풍덩 빠지면서 바다와 하나가 된 모습을 표현하였어요. 아무런 색이 없던 아이들은 모험을 마치자 마침내 자신만의 색을 갖게 되었어요. 이처럼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가 무궁무진한 『좋은 날』은 읽을 때마다 나의 이야기, 내가 읽고 싶은 이야기가 되어 독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요. 이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자신의 경험을 안경 삼아 아이와 또 다른 이야기를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거예요. 이것이야말로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림 읽는 그림책의 묘미 아닐까요?
잔잔한 바다에 아이들을 태운 배가 항해합니다. 파도가 거세지고 어느새 바다와 하나가 된 아이들은 바닷속에서 자신만의 춤을 추며 나아가다 함께할 새로운 친구를 만납니다. 고래 분수가 쏴 하고 하늘을 향해 물을 뿜은 날, 새 친구는 아이들을 과연 어디로 데려다주었을까요?
지은이 박정하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많은 꼬마 어른입니다. 요즘엔 어쩐지 조금은 심심한 상태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런 날엔 이야기를 모읍니다. 학교에서 어린이와 그림책을 공부하고 지금은 제 안의 어린이와 놀며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날들이 모여 『좋은 날』이 되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정하네 할머니』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