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민자 가정에서 힘 센 오빠들 사이에 치여 자라던 파블리나는 피아노를 그만두고 권투를 시작한다.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생텍쥐페리 문학상 수상 작가 레미 쿠르종이 말라깽이 소녀 파블리나의 마음을 유머러스한 그림과 통쾌한 결말로 그려낸 동화.
건반 대신 글로브를 선택한 말라깽이 소녀의 용기 어린 도전에 갈채를!
장애인, 노인, 한부모 자녀, 동물, 여성 등 언제나 약한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유쾌하고 신선하게 들려주는 동화작가 레미 쿠르종이 이번에는 아버지와 세 오빠와 사는 말라깽이 소녀 파블리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러시아 이민자로 하루 열 시간씩 일해야 해 가족과 보낼 시간이 적은 아버지는 아들과 딸을 어떻게 다르게 대해야 하는지 모르고, 힘센 세 오빠들은 약한 파블리나를 배려하지 않았어요. 주위 상황과 환경 때문에 우선순위가 밀려버린 파블리나는 이른바 커다란 가족 나무의 무성한 가지 끝에 매달린 꽁다리 같은 존재였죠. 파블리나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권투를 시작합니다. 모차르트를 연주하던 손은 빨갛게 퉁퉁 부었고, 무서워서 가슴이 콱콱 막혔지만 도전을 계속해요.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위치를 찾습니다.
이 책은 짧은 그림책이지만 간단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어 자아실현과 용기, 가족의 사랑, 젠더 문제 등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특히 목표를 달성한 파블리나가 권투 글러브를 벗고 다시 피아노를 연주하며 “주먹을 활짝 펴서 손가락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게 좋다”는 말은 깊은 여운을 남기지요. 게다가 타이포그래피를 이용한 세련된 구성과 화려한 색 사용은 보는 재미를 더해요. 또한 한국 독자들을 위해 작가가 특별히 직접 한글을 써 완성한 이 책의 표지는 한국어판 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레미 쿠르종은 간과하기 쉬운 작은 존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섬세하게 그리며 생텍쥐페리 문학상, 어린이 독자들이 직접 선정하는 엥코립티블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다크서클 내려앉은 아빠, 축구광 첫째 오빠, 먹보공룡 둘째 오빠, 뭐든지 빨리빨리 서두르는 셋째 오빠까지. 이렇게 무성한 가족 나무의 가지의 맨 끝에는 파블리나가 있었어요. 하지만 가족들은 막내딸을 이름 대신 말라깽이라고 불렀지요. 오빠들은 힘쓰는 내기로 당번을 정해 버렸기 때문에 집안일은 늘 작고 연약한 파블리나 차지였어요. 남자들만이 세상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파블리나는 피아노 대신 권투를 시작했어요.
레미 쿠르종 지음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의 모습을 재미있는 그림으로 그려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레미 쿠르종은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한동안 광고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어린이를 위한 책도 많이 썼습니다. 최근에는 세 아이, 초콜릿 무스 그릇, 토끼 고기 요리, 배영, 자전거, 스쿠터, 낮잠, 블로그, 모바일 기기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요즘은 초상화를 열심히 그리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 나온 책으로는 ≪레오틴의 긴 머리≫, ≪3일 더 사는 선물≫, ≪진짜 투명인간≫, ≪수다쟁이 물고기≫ 등이 있습니다.
권지현 옮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번역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서울과 파리에서 번역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에 다녔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번역을 하면서 번역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귀여운 조카들을 생각하며 외국 어린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 큰 즐거움을 느낀답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는 ≪아나톨의 작은 냄비≫, ≪그녀를 위해서라면 브로콜리라도 먹겠어요!≫, ≪세상을 뒤집어 봐!≫, ≪어느 날 길에서 작은 선을 주웠어요≫, ≪별이 빛나는 크리스마스≫, ≪수다쟁이 물고기≫, ≪뉴욕 코끼리≫, ≪내 손끝 작은 구멍≫ 등이 있습니다.
2016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12월 청소년 추천 도서
2014 프랑스 국립 도서관 올해의 그림책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