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국학교도서관사서협회 추천도서
나는 1809년 8월 9일 창덕궁 대조전에서 태어난 효명세자야. 많은 신하와 부모님의 극진한 돌봄을 받으며 성대한 돌잔치도 치렀지. 네 살이 되자 왕세자가 되어 죽책과 교명과 옥보를 선물 받고 날마다 열심히 공부를 했어. 아홉 살에는 조선 최고의 교육 기관인 성균관에 입학했단다.
나는 2010년 7월 1일 송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성준이야. 아빠는 내가 태어난 걸 기뻐하며 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셨어.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무럭무럭 자란 나는동생이 태어나자 어린이집에 다니며 친구들을 사귀고, 글자 읽는 법을 배웠지. 여덟 살이 되자 초등학교에 입학했단다. 효명이와 나는 서로 다른 시대에 태어났지만 같은 나이에 비슷한 일을 겪은 것 같아. 그렇지 않니, 효명아?
<전재신의 박물관 학교> 시리즈 소개
<박물관 학교>를 통해 아이들에게 고유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가르쳐 온 전재신 선생님이 풀어 놓는 우리 조상의 진짜 삶 이야기로, 읽어 보면 박물관에 가고 싶어지는 시리즈입니다. 『나는 오늘 왕이 되었어요』와 『꼭꼭 숨어라 용꼬리 보일라』에 이어 세 번째 책 『효명이와 성준이』가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새 책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1809년 조선 제23대 왕 순조의 아들로 태어난 효명세자와
2010년 대한민국의 멋진 회사원의 아들로 태어난 성준이의 성장 이야기
시대가 달라도 같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두 아이의 인생 여정이 세심하게 그려집니다. 왕실이든 평범한 가정이든 아이의 탄생은 소중하고 기쁜 일이지요. 효명세자와 성준이 모두 따뜻한 돌봄과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200여 년 전 조선 왕실에서는 보양청의 신하들과 유모가 원자(왕의 첫아들)를 돌보았고, 현대에는 부모나 조부모가 아기를 보살핍니다. 네 살이 되자, 효명세자는 왕세자로 책봉되어 세자의 교육을 담당하는 시강원과 호위를 담당하는 익위사에서 각각 학문과 무술을 배우고, 현대의 성준이는 어린이집에 다니며 사회성을 기르고 간단한 공부를 하게 됩니다. 학령기에 접어드는 여덟아홉 살에는 각각 성균관과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됩니다.
200년의 시간 차를 두고 한 화면에 펼쳐지는 효명세자와 성준이의 일상
첫 장을 펼치면 용에 둘러싸여 태어난 효명세자와 송산부인과에서 태어나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성준이의 모습이 한 펼침면에 위아래로 놓여 있습니다. 신하들이 태항아리에 효명세자의 태를 넣는 모습과 아빠 엄마가 성준이와 아기 수첩을 챙겨 병원을 퇴원하는 모습, 건강하게 자란 두 아이의 돌잔치 모습, 효명세자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과 성준이가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 효명세자가 성균관 입학식을 치르는 모습과 성준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모습 등등 두 아이의 자라는 모습이 한 펼침면에 펼쳐져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복식, 서적, 유물 등 역사적 고증을 거친 왕세자의 일상 공개
이 책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박물관에서 12년간 교육 강사로 활동한 작가가 문헌으로 충분히 고증된 사실을 토대로 쓴 글과 여덟 달에 걸쳐 정성 들여 그린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원자의 출생이 어떤 의미가 있었고, 첫돌에는 어떤 행사가 있었으며, 왕세자 책봉식 때는 무엇을 왕세자에게 선물로 내렸으며, 성균관 입학례는 어떤 순서로 진행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세련되고 익살스러운 일러스트
이 책에는 어려서부터 신화와 전통 복식에 관심을 갖고 지금도 전통문화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그린이 오정은의 내공이 잘 드러난 세련되고 재미있는 그림이 가득합니다. 현재 유치원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그린이는 책 곳곳에 아이들을 웃게 할 그림을 그려 넣어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함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왕의 아들도 아빠의 아들도 모두 같은 마음
“오늘 딱 하루만 더 놀고요!”
왕세자로 학생으로 살기에 모두 녹록치 않은 아이의 마음 또한 이 책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공부하여 훌륭한 성군이 되고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효명세자와 성준이 모두 동생이랑 친구랑 엄마랑 신나게 놀고 싶은 게 꿈인 아이들입니다. 이들 못지않게 신나게 놀고픈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나서 지나온 시간 동안에 한 일을 같이 이야기해 보며 효명세자처럼 시간을 소중히 쓰는 법과 성준이처럼 놀 때는 즐겁게 놀 줄 아는 법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학교에 입학하기까지, 같지만 달랐던 두 아이 효명세자와 성준이의 성장 이야기!
글쓴이 전재신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공부하면서 연구원을 꿈꾸었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박물관을 알게 되었습니다. 박물관 교육을 공부한 후 10여 년 동안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나는 오늘 왕이 되었어요』, 『꼭꼭 숨어라 용 꼬리 보일라』가 있습니다.
글쓴이의 말:
어느 날 박물관에서 그림책 하나를 발견했어요. 스케치북만 한 여러 장의 종이에 그림이 각각 그려져 있었는데,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있었지요. 옛날 군인 같은 사람과 깃발을 든 사람, 말을 끌고 가는 사람들이 많이 그려져 있었는데, 모두가 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어요. 아마도 어디를 함께 가고 있는 것 같았어요. 유물의 이름을 보니 『왕세자 입학도첩』! 그 책을 보며 ‘왕세자가 입학식을 하러 가는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어라, 그런데 아무리 그림을 자세히 봐도 누가 왕세자인지 모르겠는 거예요. 왕세자는 이 그림 속 어디에 있는 걸까요?
박물관의 유물을 보고 나서 도서관에서 『왕세자 입학도첩』에 관한 책을 찾아보니 이 그림책 속 입학식의 주인공은 바로 조선의 제23대 왕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였어요. 1809년에 태어난 효명세자는 네 살에 왕세자로 책봉이 되고, 아홉 살에 성균관에 입학을 했어요. 그리고 열한 살에 세자빈을 맞아 가례를 치렀어요. 왕이 되기 위한 공부를 열심히 하던 효명세자는 열아홉 살이 되자 아버지 순조를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리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스물두 살의 나이에 승하했습니다.
왕이 갖춰야 할 학문을 배우기 위해 아홉 살의 어린 나이에 성균관에 입학했던 효명세자. 무거운 옷을 입고 신하를 따라 나선 효명세자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얼마나 의젓한 모습일까? 그래도 아홉 살인데 개구쟁이 꼬마 아니었을까? 아니야, 왕세자이니까 뭐가 달라도 달랐을 거야. 『왕세자 입학도첩』을 보면서 저는 효명세자의 어린 시절과 지금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친구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생각해 보았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왕자 효명세자와 엄마 아빠의 왕자로 자란 우리 친구들의 생활은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지 이 책을 보고 여러분도 함께 생각하고 상상해 보세요. 『효명이와 성준이』와는 또 다른 기발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그린이 오정은
한양대학교 시각패키지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통문화를 주제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문화를 그림으로 알리기 위해 항상 연구하고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며 꿈에 한 발씩 다가가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