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아동청소년 부문 도서 선정
꿀오소리는 모두에게 화를 내요. 왜냐고요? 자꾸만 화가 나니까요!
고슴도치는 왜 이렇게 작아? 화가 난다! 곰은 왜 이렇게 커? 화가 난다! 거북이는 왜 이렇게 느려? 화가 난다, 화가 나! 꿀오소리는 모두에게 화를 내요. 왜냐고요? 자꾸만 화가 나니까요! 숲속 동물 친구들은 모두 꿀오소리를 무서워해요. 꿀오소리는 왜 그렇게 화가 나는 걸까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화내는 모습, 비단 꿀오소리만이 아니에요. 우리 주변에도 매사에 화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왜 이렇게 분노하는 세상이 된 걸까요? 화난 꿀오소리를 생동감 있게 담아낸 흑백 그림책, 『꿀오소리 이야기』를 읽으며 함께 생각해 봐요!
세상에서 가장 겁 없는 동물, 꿀오소리는 외톨이?
기네스북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겁 없는 동물은 누구일까요? 바로 ‘벌꿀오소리’예요. 족제빗과의 포유류 동물로, 머리에서 꼬리 끝까지 등 쪽은 흰색, 다른 부분은 붉은 갈색인 벌꿀오소리는 태어날 때부터 난폭한 성격을 가져 상대를 가리지 않고 덤비는 동물로 잘 알려졌지요. 이 책 속의 꿀오소리도 항상 화를 내요. 고슴도치, 곰, 거북이, 치타, 여우, 미어캣 등 동물 친구들 모두가 꿀오소리를 무서워하죠. 괴롭힘만 당하던 동물 친구들은 참다못해 결심해요. “그 녀석은 혼쭐 한번 나야 해!” 동물 친구들이 어떤 반격을 했는지 궁금하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모두 함께 떠났을 뿐이죠. 동물 친구들이 가득하던 숲에는 꿀오소리와 새끼 두 마리만 남았어요. 미워하던 모두가 사라졌으니 이제 꿀오소리는 행복할까요?
아이가 화를 참지 못한다고요?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꿀오소리처럼 사소한 일에도 화를 참지 못해 막말하고, 때리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사람을 본 적 있지요? 이처럼 분노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심리학 용어로 ‘분노 조절 장애’라고 해요. 분노는 부당하거나 고통스러운 사건 혹은 충격을 겪은 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그래서 화를 표출하는 것은 긍정적인 기능도 있지만, 이런 부정적 감정이나 좌절감, 무력감이 계속되면 격분으로 이어지고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져요. 갑작스러운 화를 참지 못해 폭발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증상은 어린아이에게서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아이를 무작정 다그치거나 혼내서는 안 돼요. 이 책 속 꿀오소리가 화를 낸다고 모든 동물 친구들이 똑같이 화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요. 화를 참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른이 필요해요. 먼저 아이가 분노하는 원인을 알고, 이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찾는 법을 안내하는 것이지요. 화가 난 꿀오소리를 외톨이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기다림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 잊지 말아 주세요.
꿀오소리는 고슴도치에게 겁을 주고, 곰에게 덤벼들고, 거북이를 발로 뻥 차고, 치타를 사납게 쫓고, 친구들의 선물도 내팽개쳐요. 동물 친구들 모두가 꿀오소리를 무서워해요. 꿀오소리는 항상 화를 내니까요. 왜냐고요? 자꾸만 화가 나니까요! 참다못한 동물 친구들은 결심했어요. “그 녀석은 혼쭐 한번 나야 해!” 동물 친구들은 이대로 꿀오소리에게 당하고만 있을까요?
쁘띠삐에(유혜민)는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전공하고 런던 캠버웰 대학교에서 일러
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음식과 이웃이며, Petits Pieds 일러스트레이
션과 그림책을 통해서 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www.mypetitspieds.com
사람은 누구나 분노를 표출한 후 자연스럽게 평안한 상태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어떤 어른은 이 책 속의 꿀오소리처럼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물건을 던지거나 심한 욕을 하고 남을 때리기도 하는데, 이를 분노 조절 장애라고 합니다. 분노 조절 장애의 시작은 어린 시절부터입니다. 어린아이는 분노를 포함한 정서 조절 체계가 아직 뇌에 자리 잡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곁에서 정서 조절을 도와주는 어른을 만나지 못한 채 성장하면 꿀오소리처럼 주변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치명적인 상처를 주게 됩니다. 아이에게 “너 왜 그렇게 짜증이 많니? 왜 화를 못 참니?”라고 질책하기보다는, 스스로 정서를 조절할 수 있도록 관찰하고 기다리고 다독여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좋은 정서 조절 안내자를 만나는 기회가 많아질 때, 우리 사회의 꿀오소리들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최해훈(발달심리학 박사, 이안아동발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