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이민자, 이방인’ 소녀 아미나, 혐오와 폭력에 사랑의 목소리로 대답하다!
누군가는 말한다. 21세기는 피부색, 성별,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환상일 뿐이다. 여전히 차별받는 게 일상이니까.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 아미나는 오래전 미국 시민이 되었고, 영어가 편하다. 그런데도 백인이 아니라고, 이슬람교를 믿는다고, 파키스탄 음식 냄새가 난다고 무시당한다. 게다가 보수적인 큰아버지는 아미나를 이슬람 문화를 따르지 않는 이단아로 취급한다. 차별과 비난에 익숙해진 아미나는 움츠러든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녔고 음악을 사랑하지만,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늘 그랬듯, 남의 목소리가 우선이고 내 목소리는 숨겨야 하니까. 그런데 이상하다. 숨으면 숨을수록 상황은 자꾸 꼬인다. 하던 대로 조용히 있었을 뿐인데, 세상이 아미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아미나는 깨닫는다. 바로 지금, ‘나’의 목소리를 들을 때라는 것을.
미국 사회에서도 이슬람 안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아미나,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겪었던 ‘이도 저도 아닌 나’의 이야기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받고 싶다. 언제나, 어디서나. 하지만 아미나는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뿌리인 이슬람 문화 안에서도 인정받지 못한다. 정확히 말해 존중받지 못한다. 그래서 아미나는 몹시 혼란스럽다. 그리고 자꾸만 움츠러든다. 아미나는 자기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 백인, 흑인들과는 다른 피부색의 파키스탄계 황인이자 미국 시민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며 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또래 사춘기 소녀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사랑스러운 중학생으로서. 주변 사람들은 이런 아미나의 마음을 모르는지, 모든 게 아미나의 잘못인 것처럼 꾸짖고 구석으로 몰아붙이는 것만 같다. 그래서 아미나는 자꾸 움츠러들었다. 목소리를 감추고,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계속 숨었다. 세상 누구도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 것 같고, 나만 혼자인 것 같고, 이도 저도 아닌 내가 되어 버린 기분.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다. 단지 아미나가 사춘기 소녀이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익숙한 차별에 속아 나 자신의 소중함을 잊지 말 것
백인 중심의 미국 사회에서 이민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차별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슬람 혐오가 깊게 자리 잡은 서양 문화권에서 ‘무슬림’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으면 말할 것도 없다. 아미나는 어느새 차별과 비난을 받는 일이 당연해졌고, 자기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조차 잊고 살았다. 그래서 학교에서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인종 차별 발언을 하며 깔아뭉갤 때,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며 영혼의 단짝처럼 지내 온 한국인 이민자 수진이가 미국 시민권을 신청하며 이름을 수전(Susan)으로 바꿀 것이라고 할 때, 큰아버지가 음악은 이슬람에서 금지된 것이고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할 때도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남의 목소리를 듣느라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다. 아미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세상이지만, 아미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남에게 존중받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속에 있는 진짜 나의 목소리를 듣고, 크게 내야 한다는 것을!
불안해도 괜찮아, 누구나 불안하니까
아미나는 불안의 소용돌이 속에 갇힌 기분이다. 또래 친구가 곧 인생의 전부인 중학생 소녀 아미나에게 우정에 금 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릴 때부터 의지하던 친구인 한국인 이민자 수진이가 ‘보물’이라는 뜻의 이름을 미국식 이름 ‘수전’으로 바꾸겠다는 말에도 괜히 서운하고, 같은 반 아이 에밀리와 부쩍 친하게 지내자 불안해진다. 에밀리는 그동안 줄리란 아이 곁에 착 붙어 김치를 싸 온 수진이에게 냄새난다고 조롱하고, 수진이네 부모님이 레스토랑에서 개고기를 판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등 아미나와 수진이에게 못되게 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진이는 에밀리가 ‘그리 나쁘지 않은 아이’라며 아미나도 친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게다가 실수로 에밀리와 오해가 생기자, 수진이는 아미나를 외면한다. 가뜩이나 심란한 아미나는 오랜만에 만난 보수적인 큰아버지가 자신을 이슬람 교리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사람 취급하자 더 혼란을 느끼고 절망한다. 사춘기라 그런 걸까? 질풍노도의 시기라서? 사실 아미나가 느끼는 불안감은 우리 모두의 불안이기도 하다. 어쩌면 불안은 살아있는 한 계속될 것이기에 우리 모두 아미나를, 그리고 나 자신을 다독여야 할 것이다. 불안해도 괜찮다고, 누구나 불안하니까. 그리고 그 불안과 절망의 끝에서 비로소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중학교에 들어간 아미나가 겪는 어려움이나, 이 책 전체에 깔린 주제들은 문화, 인종, 종교를 초월하여 많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커커스 리뷰』 추천 서평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과 타인의 포용이라는, 언제 어디서나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미국에 이민 온 이슬람교도 미국인 아이를 둘러싼 이 사실적인 이야기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모든 아이들이 실은 다른 점보다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중학생들을 위한 도서 목록 어디에나 포함하면 좋을 책이다. ―『스쿨라이브러리 저널』 추천 서평
상상이 가는 아미나의 노랫소리만큼 아름답게 쓰인 이 책은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득하며 시의적절하다. 모든 도서관에 적극적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북리스트』 추천 서평
아미나는 지역 사회와 친구들의 도움, 그리고 새로 찾은 내면의 힘을 통해 실제로도, 비유적으로도 ‘자기 목소리’를 찾는다. 그 과정을 함께하며 독자들은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서평
다문화 사회를 현실적으로 담은 이 잔잔한 소설은 모든 중요한 요소들을 현실에 맞게 적절하게 다룬다. 뉴스에서 흔히 접하는 것과는 반대인 시각을 만날 수 있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다. ―『BCCB』 서평
삶이 너무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불안해 봤던 모든 독자가 재미를 느낄 성장 이야기다. ―<셀프 어웨어니스> 서평
백인 중심의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민자 소녀 아미나는 주목받는 게 불편하다. 미국 시민이 된 지 오래지만, 이슬람 혐오 분위기 속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녔지만, 큰아버지는 음악은 이슬람에서 금지된 것이라며 상처를 준다. 미국인 사이에서도, 이슬람 안에서도 겉돌며 방황하는 아미나. 게다가 각자 고국의 문화를 공유하던 단짝 친구인 한국인 이민자 수진이와도 오해만 쌓이며 멀어진 가운데, 이슬람 사원 테러까지 발생하는데……. 하지만 아미나는 깊은 절망의 끝에서 비로소 듣는다. 늘 듣던 수많은 타인의 목소리가 아닌, 바로 ‘나’의 목소리를.
지은이 헤나 칸
미국 메릴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파키스탄계 미국인이다. 자기 민족의 문화에 관해, 그리고 스파이부터 우주 여행까지 온갖 주제에 관해 글쓰기를 좋아한다. 지은 책으로 『라마단 기간이야, 궁금한 조지It’s Ramadan, Curious George』, 『황금빛 반구형 지붕과 은빛 손전등Golden Domes and Silver Lanterns』, 『달의 밤Night of the Moon』이 있다. 메릴랜드 록빌에서 남편,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henakhan.com
옮긴이 강나은
사람들의 수만큼, 아니 셀 수 없을 만큼이나 다양한 정답들 가운데 또 하나의 고유한 생각과 이야기를, 노래를 매번 기쁘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옮긴 책으로 『내 조각 이어 붙이기』, 『일곱 요일 아이들』, 『재능 도둑과 이상한 손님들』, 『마법은 아주 조금이면 돼』, 『슈팅 더 문』, 『착한 가슴』, 『그토록 간절했던 평범함 굿바이』, 『애비의 두 번째 인생』, 『버드』, 『나무 위의 물고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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