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할머니와 보낸 행복한 일상을 기억하는 특별한 방법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주를 돌보는 게 당연히 여겨지는 요즘입니다. 페피도 할머니와 하루 종일 붙어 지냅니다. 함께 장을 보고, 빨래를 널고, 텔레비전을 보고 밥을 먹는 페피에게 할머니는 너무나 중요하고 커다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페피에게 할머니의 노화는 이상한 일입니다. 할머니가 자꾸만 점점 작아지고 힘이 없어지고 소멸해 가는 것이지요. 혼란스러운 페피는 희미해져 가는 할머니를 붙잡기 위해 특별한 방법을 찾아냅니다. 할머니에게 받은 사랑을 기억하는 방법을 말이지요.
할머니가 조금씩 늙어 가는 모습을 아이 눈높이에서 표현한 아름다운 그림책
밥도 할머니랑 먹고 놀이도 할머니랑 했던 페피에게 할머니의 노화는 서서히 하지만 분명하게 다가옵니다.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어진 할머니를 바라보는 손녀의 따뜻한 마음이 글과 그림으로 고스란히 듬뿍 담겨 있습니다. 크라프트지에 쓱쓱 그린 듯한 연필 그림과 손으로 정갈하게 쓴 듯한 글씨체 덕분에 아이가 직접 쓰고 그린 한 편의 일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에 대해 새롭게 접근한 그림책
마침내 아이는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는 할머니와 영영 이별하는 대신에 너무너무 작아진 할머니를 귓속에 담습니다. 이제는 재미난 일들을 함께 할 수 없지만 할머니를 열심히 생각하면 언제나 그랬듯이 할머니가 좋은 대답을 들려줍니다. 아이가 할머니를 기억하는 이 특별한 방법을 보고 있노라면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집니다.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말미암아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히 기억하는 성숙한 사람으로 자라났으니까요.
페피는 할머니와 함께 있을 때가 가장 좋아요. 할머니와 함께 있으면 아주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으니까요. 고무줄 놀이도 하고, 맛있는 초콜릿 빵도 먹고, 낱말 맞추기도 한답니다. 페피는 무엇보다 할머니가 커서 좋아요. 할머니는 키가 커서 무거운 짐도 들 수 있고, 나무 높은 곳에 달린 맛있는 딸기도 딸 수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글쓴이 잉카 팝스트
무용과 연극을 전공했고 지금은 배우와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밴드 ‘레이디 페피 앤드 더 우지 우프스’의 노래를 독일어와 영어로 만들기도 했으며, 희곡도 세 편 썼다. 『우리 할머니가 자꾸만 작아져요』는 처음으로 쓴 어린이책이다. 현재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베를린에서 살고 있다.
그린이 메르다드 차에리
1970년에 이란의 이스파한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 때 가족과 함께 터키를 거쳐 독일로 이주했다. 1992년 대입 자격시험을 보면서 평생 그림을 그리며 살기로 결심했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형편이 좋아졌다. 현재 아내 크리스티나 라우베와 함께 만하임에서 살면서 작품을 그리고 있다. 언제나 놀라움의 연속인 자신의 생활을 사랑한다.
옮긴이 이기숙
연세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언어학을 공부한 뒤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독일 인문서와 사회과학서, 예술서, 소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음악과 종교』, 『청춘의 집, 아우어하우스』, 『음악과 음악가』,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체크무늬 무당벌레』, 『율리아와 동네 기사단』, 『알렉산더』 등이 있다.